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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FOR EVERYTHING

미혼 크리스찬들을 위한 [아직 결혼하지 않은 당신에게], 내돈내읽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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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내 나이 31살.

30살이면 으른이 될 줄 알았는데 아직도 애새끼라니.

나이는 먹어가고 주변에서 친구들이 한 명, 두 명 결혼할 수록

알 수 없는 초초함과 불안함이 밀려오는 건 기분탓일까?

 

 

불안할 수록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이라 믿고 싶어지는 나는

어쩔 수 없이 어릴 적부터 주입을 잘 당해온 (?) 모태신앙인가 보다.

나와 같이 결혼을 하고 싶지도, 그렇다고 하기 싫지도 않은 사람들,

결혼이 옳은건지 의아한 사람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서적을 소개한다.

 

일러스트는 다소 촌스럽지만, 내용은 꽤나 좋은 것 같았다.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독교 서적 중에 가장 현실적이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그나마 적합한 도서가 아닐까 싶다.

 

"믿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옳다..."

"믿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여 전도해야 한다..."

"미혼으로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이다..."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 하나님의 사랑을 ..."

"결혼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것.,.."​

짜증난다.

목사들이, 아니 믿음 좀 있는 사람들이 마치 자기의 말이 진리인냥

이것만이 옳다고 말하는 그 어투가 너무 짜증난다.

물론 분명한 옳고 그름, 선과 악이 있지만 결혼과 같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적어도 단언하 듯 얘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 책의 작가는 결혼이 하나님의 뜻이고

미혼은 하나님의 뜻이 아닌, 미성숙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틀렸다고 이야기한다.

미혼의 과정 또한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것이고,

설령 결혼을 하지 않다고 한들 그것이 '불행'이거나

'하나님 뜻에 반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결혼이 우상이 될 수 있다

이 책의 작가도 '결혼'이 목표가 되어 미혼인 스스로를 미완성의 존재로 여겼다.

그래서 10대, 20대를 여러 이성들과 만나며 결혼이라는 종착지에 도달하려고 부지런히 애썼다고 한다.

나는 결혼이라는 걸 크게 염두해두지는 않았지만, 연애가 주는 달콤함에 빠져서 꾸준히 연애를 해왔던 것 같다.

29살이 되던 해인가, 그때쯤 알게 모르게 만나는 남자친구에게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부담을 느껴 헤어지게 된 경우도 있었다.

 

 

 

결혼이 우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하루에 한 번, 아니 1분 기도하는 것도 어려워하면서

하나님이 맺어준 짝이 누구일지 눈에 불을 켜고 찾았던 것 같기도 하다.

결혼이 목적이 되기보다는 미혼인 내가 결혼을 하든, 안 하든

그 과정 속에 항상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이 일순위라고 작가는 말한다.

 

 

 

 

 

 

 

일이 우상이 될 수 있다

드라마에서 보면 결혼 적령기인, 혹은 나이가 어느정도 있는 미혼인 사람들이 일에 매우 열정적인 모습들을 그려낸다.

결혼에 쏟을 애정과 시간을 일에 쏟기 때문에, 일과 결혼하는 미혼들이 많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작가는 우리의 행복을 직업이나 능력에서 찾으면 안된다고 이야기하며

무슨 일을 하든 그 안에서 하나님과 함께 동행하고 기뻐하면 된다고 이야기한다.

 

 

말은 쉽지, 실제로 행하기란 정말 어려운 것이다.

회사에 가면 또라이들이 어디 숨어있다가 사회에 나왔나 싶을 정도니까.

 

 

 

 

 

 

결혼하면 조급하지 않을 것이고 평안할 것이라는 거짓말

우리도 흔히 결혼을 '자리를 잡는다'라고 표현한다.

마치 결혼을 하면 완전히 새로운 인생이 시작될 것이며, 불안하지도 초조하지도 않은 아주 평탄한 삶이 펼쳐질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역시도 틀린 말이다.

작가는 평안은 오직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 속에서, 하나님 안에 있을 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이나 결혼, 돈, 혹은 어떤 사람이 완전한 평안을 줄 수 없다고 말이다.

 

 

맞는 말이긴한데 참 현실에 적용하기 어려우며,

정말 매일같이 하나님 안에서 평안을 누리는 사람이 있을까싶다.

종교인이 아니고서야 매일같이 그런 평안을 누리는 게 가능한걸까?

 

 

 

 

 

 

 


전반적으로 결혼을 찬양하지 않는 내용이라 좋았던 책이었다.

결혼으로 고민하는 미혼 크리스찬들이 읽으면 조금은 마음의 위로(?), 혹은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한편으로는 오직 크리스찬인 사람들과 만나 결혼을 하는 것이 옳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불편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결혼으로 완성되지 못한 연애는 마치 쓸모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연애를 꽤 많이 했고

연애를 통해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약간 불쾌했다(?).

 

결혼할 수 있을 때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을 전제로 할 정도로 신중하게 연애를 시작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은 어느정도 가면을 쓰고 있어 오피셜한 관계를 맺고 친밀해지기 전까지 본 모습을 알 수 없다고 믿으며,

처음부터 불타오르는 사랑을 해서 객관적으로 어떤 사람인지 하나하나 따져가며 만나지 않은 나는

다소 공감하기 힘들었고, 실천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 같았다.

연애, 결혼, 사랑을 하나님의 주신 축복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교회는 다니는지, 믿음은 어떤지, 믿음의 가정에서 자랐는지, 봉사는 하는지 등

기독교에서 원하는 배우자 스펙을 놓고 미리 재고 따지는 것 같아 보이는 건

역시 내가 쓰레기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건가?;;;

키, 연봉, 직업, 가정, 외모를 따지는 세상적 스펙을 따지는 것과

교회, 믿음, 봉사, 기도처럼 기독교적 스펙을 따지는 것

어찌보면 둘 다 그 사람 자체,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한 나의 감정은

나중으로 미루고 스펙부터 따진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 아닐까?

내가 꼬인건가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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