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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FOR EVERYTHING

제목부터 끌리는 [썅년의 미학],[썅년의 미학, 플러스] 내돈내읽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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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남자사람친구와 서점에 가서 제목만 보고 한번 펼쳐본 책.

페미니즘에 대한 책인걸 발견한 친구는

"페미는 페미책을 한번에 알아보는군" 이라고 말하곤 했다.

탈코르셋을 한 동생이 있는 이 친구한테는

탈코라곤 귀찮아서 하지 않는 네일아트뿐인 나도 페미니스트로 보였나보다.

 

 

 

 

 

 

방금 택시탔어, 서울 3X바 3XX6, 기사이름 김용철

20분 뒤에도 연락없으면 신고해

요즘에는 코로나때문에 늦게까지 술을 마실 일이 없지만,

간혹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을 마실 때면 약속이라도 한듯이

택시 번호를 서로 적어서 집 도착할 때까지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했다.

같이 마신 친구마저 취했을 때는 친하게 지내는 지인들이 있는

단톡방에 택시 번호를 보내놓은 적도 있었다.

취해서 택시타도 딥슬립하면서 집까지 편하게 가보고 싶다.

 

 

 

 

 

 

 

 

 

 

페미니즘은 남자한테 사랑 못 받아서 비뚤어진 여자들이나 하는 거 아냐?

못생기고 뚱뚱하고 인생에 불만 많고, 사람들한테 무시당해서 열받은 애들 말이야.

사실 나도 페미니즘이 뭐고 페미니스트가 뭔지 모르겠다.

남자들이 말하는 우리나라 페미니즘은 너무 과격하다는 것도 어느정도 공감한다.

온라인상에서의 워딩이 세지고 남혐, 여혐이 심해지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현실에서 남자들이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흔히 말하는 '탈코르셋'을 한 숏컷을 하고 브라를 안 하고

통큰 옷만 입는 못생기고 뚱뚱한 사람들만이 페미일까?

 

 

 

대한민국 페미니스트들이 말하는 페미니스트가 뭔지는 모르겠고,

나도 그들이 말하는 페미니스트의 기준에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실제로 페미의 '페'자도 모르는 여자들의 생각도 변화하고 있다.

불합리한 것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왜?"라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불합리한 부분은 정상적인 남자라면 공감한다.

그들이 페미니스트이건 아니건간에 인간 대 인간으로

여성이 갖는 불합리한 부분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기 때문이다.

남자가 갖는 불합리한 부분도 당연히 있다.

누구 하나가 100% 희생양, 피해자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여자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남자는 와인

옛날부터 들어오던 말이었다.

여자는 25살이상이 되면 가치가 하락하는 걸 의미하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남자는 나이가 들 수록 가치가 높아진다는 '와인'에 비유했다.

 

 

사람의 가치는 나이, 외모, 배경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가치가 위에서 말한 것들로 정해진다면

우리 주변은 부모님부터 시작해서 가치없는 사람들로 가득하니까.

 

 

'크리스마스 케이크', '와인'의 기준은 무엇일까?

여자는 아무래도 외모인 것 같고, 남자는 재정적 능력이 아닐까?

애초에 기준점부터가 다른 것 같다.

 

외모가 기준이라면 관리하는 '사람'은 와인이 될 것이고

'재정적 능력'이 기준이라면 재테크를 잘하고 돈을 잘 버는 '사람'이 와인이 되겠지.

여자고 남자고 성별을 따질 문제가 아니다.

저런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좀 덜떨어진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구찌, 버버리가 다가 아니랍니다.

아우디 A3, BMW3시리즈가 그렇듯.

요즘에는 하도 다들 명품을 들고다녀서 덜하지만

예전에는 구찌가방이나 버버리처럼 대놓고 로고를 자랑하는 가방을 들면

'된장녀'라는 비난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12개월 할부를 하든, 일시불로 하든 그 사람 돈이니 상관하지 않길.

월급의 반을 넣어서 외제차좀 끌어보겠다는 카푸어들도 많지 않은가.

가치관이 다른 것이니 그냥 그러려니 하시길.

 

 

 

그리고 중요한 것은 구찌나 버버리는 명품에서 비싼 축에도 못 끼니,

진짜 된장녀라고 욕하고 싶다면 명품부터 공부하는 게 좋겠다.

로고로 티내지 않는 명품들을 든 여자들은 된장녀가 아니라

그들만의 세상을 살고있는 부자일 가능성이 많긴 하겠지만.

 

 

 

남자들도 명품으로 도배를 하고 다니는 패셔니스타들이 많은 시대에

'된장녀'라는 단어까지 써가면서 여자한테만 명품쓴다고 욕하는 것은

아주 아주 찌질해 보일 수 있으니 조심하자.

 

 

 

 

 

 

 

나는 남자를 아주 많이 좋아한다. 난 연애가 좋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고 데이트하고 손잡고...

[썅년의 미학] 작가라는 이유만으로 남자들은 지레 겁을 먹고 도망을 친다.

 

최근 연애에서 페미니즘 책을 관심있게 읽었다는 얘기로 헤어진 경험이 있다.

작가가 [썅년의 미학] 작가라는 이유로 남자들이 도망가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페미니즘은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사회를 추구하기 위해

여성의 입장에서 이 사회를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여성의 입장에 치중되어 말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여성이 이 사회가 낳은 유일한 피해자이며 희생양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만약 남성들의 시각에서 사회를 바라본 책이 나온다면

남성이 사회에서 겪는 불합리한 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고칠 부분은 고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너무나 유토피아적인 생각이겠지?

 

 

 

 

온라인에 다양한 커뮤니티가 등장하게 되었고 남초, 여초 대형 커뮤니티가 생겨났다.

그리고 마치 온라인에서 말하는 게 전부인냥 그걸 신념처럼 믿어버린다.

페미니즘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일부 여성들은 커뮤니티에서 배운 페미니즘이 전부이며 옳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나는 탈코를 안 하면 페미가 아니라는 글로 혼란스러웠고,

페미니스트집안으로 유명한 긴 머리, 풀메이크업의 아리아나그란데는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들 또한 이상한 캡쳐글, 자극적인 글들만 보고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를 일반화시킨다.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도 사실이지만

잘못된 정보들을 아무런 여과없이 지속적으로 접하는 것이 문제다.

자기만의 신념이 있어야되며, 신념을 일부 온라인에 싸질러진 글들로 만드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남자들도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다

요즘 '페미코인'이라는 단어가 생겼다.

페미니즘을 지지하면 페미니스트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는다는 그런거.

남동생이 있는 나 또한 동생과 처음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에는 싸우기만 했다.

동생에게 '너의 엄마, 누나, 미래의 아내, 딸 모두가 여자니 무식하면 공부해라'라는 말이 통했는지,

동생은 점점 여성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페미니즘이라는 거창한거 말고 그냥 우리 엄마,누나,여자친구가 겪는 것들이라고 생각하면 편하겠다.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바라는 건 거창하지 않다.

막말로 여자를 조금 이해해 주는 척이라도 하면 '남들과는 다른 남자'로 취급받는데

왜 이렇게 쉽게 괜찮은 남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두고

페미니즘을 1도 모르는 여자를 찾느라 힘들이는지 모르겠다.

 

 

 

 


내가 평탄한 인생을 살아와서인지, 운이 좋아서인지

공감이 되는 부분들도 많았지만 좀 오바스럽다라는 부분도 꽤 있었다.

이 책이 말하는 것처럼 페미니스트의 기준이 탈코여부가 될 수 없고,

페미니스트들은 무조건 비혼, 비연애가 되어야하는 것도 아니라는 게 공감되었다.

만화로 그려져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요즘처럼 여혐, 남혐이 심각한 시대에 이렇게 자극적인 제목으로

책을 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고

퉁명스러운 말투와 표정, 허를 찌르는 대사가 통쾌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책을 떠나서 여자와 남자가 함께 어우러져 사는 사회인 만큼

서로의 리그를 만들어서 비난하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서로 이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혐오시대'라고 불릴만큼 현대 사회가 서로 미워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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